KONKUK UNIVERSITY MAGAZINE VOL.162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스테이크형 배양육 생산 기술개발
배호재 교수
KU융합과학기술원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이제 고기가 없어도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스테이크형 배양육 생산 기술개발 성공으로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가능해질 것 같다. 스테이크형 배양육 생산 기술개발에 성공한 배호재 교수(KU융합과학기술원 줄기세포재생공학과)를 만나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스테이크형 배양육 생산 기술개발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바이오프린팅은 어떤 기술인가요?
바이오프린팅은 기존의 3D 프린터를 활용한 기술입니다. 바이오프린터도 특정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하면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크기와 모양을 구현할 수 있어요. 세포를 함유한 바이오잉크를 활용하여 지지체라 불리는 구조물을 만들지요. 저희는 이를 활용하여 스테이크형 배양육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개발하신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배양육 생산의 연구성과의 의미에 대해 궁금합니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분화 시키고, 이를 세포 배양해 만듭니다. 배양육을 고기로 만들 때의 형태는 미트볼형과 스테이크형으로 나뉘는데요. 스테이크형을 만들려면 고기의 두툼하고 높이감 있는 형태를 구현하고 계속 유지시켜야 합니다. 세포를 무작위로 뭉치기만 하면 특별한 형태가 없는 덩어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세포를 지지해 형태를 잡아주는 지지체가 필요해요. 배양육에서 사용되는 세포는 모두 다 부착성 세포들입니다. 스테이크형 배양육은 이러한 부착성 세포들을 바이오프린팅 생산기술로 활용하여, 수작업을 통한 것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고기의 크기를 늘릴 수 있습니다. 즉, 저희 연구성과의 의미는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배양육 생산의 대량생산 모델을 제안함으로서, 배양육 상용화에 한 발 다가가게 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배양육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하버드 의대 연구원 시절 인공 근육을 만드는 연구를 했습니다. 근육 세포를 배열해서 얇은 한 장의 인공 근육을 만들면서 농담으로 '이거 구우면 고기로 먹을 수 있겠어'라고 연구원들끼리 농담삼아 말하곤 했었죠. 그 당시에는 우스갯소리로 했던 이야기가 현실화되는 움직임이 보였어요. 저는 배양육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는 배양육이 필요하다고 예측되어 자연스레 이 길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나올 때까지 혹시 힘들었던 상황이나 어려우셨던 점이 있으셨을까요?
아무래도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배양육 연구에 관해서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료와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 및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배양육 관련 기술을 많이 개발하고 있어요. 미래를 위해서라도 배양육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축산업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축산업은 축산업대로 시장이 존재하고 배양육은 배양육으로의 시장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저희가 먹는 초콜릿 바, 음료 등 대부분도 시험관에서 배합하고 여러 실험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배양육도 이런 식품들과 마찬가지죠. 앞으로의 미래를 대비하는 대안이니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배양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될 것 같아요. 급속도로 늘어나는 인구 수에 맞추어 식량을 만드는 방법의 수도 늘어나야 하죠. 국가의 GDP가 상승하면 그 국가의 고기 소비량도 증가하게 돼요. 고기 중에서도 소고기 소비가 확대되죠. 가축을 더 늘리면 많은 사료가 필요하고, 많은 사료를 생산하려면 많은 농산물이 투입되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에요. 그 대안 중에 하나가 배양육입니다. 축산업계와 배양육 업계가 공생관계를 이룬다면 환경문제뿐 아니라 식량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에요.
교수님과 같이 연구 개발자의 길을 꿈꾸는 건국의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고싶으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교육자로서 학생분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유롭다는 말은 능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해요. 좋은 연구는 연구자가 관심이 있고 재미를 느끼는 것을 주제로 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길을 갈 때 옆으로 새지 않고 똑바르게 가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연구 개발자의 길을 꿈꾸는 학생분들도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힘드시다면 선배 연구 개발자와 함께 연구를 하시면서 능력을 키우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여러분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해왔던 만큼만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