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KUK UNIVERSITY MAGAZINE VOL.162
강아지가 헌혈을?
‘KU아임도그너’ 속 이색 기부 현장
KU아임도그너 헌혈센터는 건국대학교 동물병원과 현대자동차가 2019년부터 진행한 반려견 헌혈 캠페인의 가장 큰 결실이다. 건국대학교의 전문 수의료진과 헌혈에 대한 노하우에 현대자동차가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후원했다. 센터는 반려동물 헌혈문화 정착을 위해 개소 후 1년여간 노력해왔고, 그 결과 200마리의 강아지가 이곳에서 헌혈해 300여마리의 생명을 살렸다. ‘DOgNOR’는 개(Dog)와 기부자(Donor)의 합성어로 수혈이 필요한 개들을 위해 헌혈에 참여하는 헌혈견을 의미한다.
기획ㆍ취재 박민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23, 정동주 경영 21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것과 같다. ‘KU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는 특별한 나눔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반려동물의 헌혈을 통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이곳에는 반려동물 헌혈을 위해 찾아 온 가족들로 북적인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헌혈센터를 살펴보는 강아지부터 헌혈 전 8시간 금식을 하고 있는 중에 ‘집가서 특식먹자’는 말에 신이 난 강아지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목 부위에 바늘을 꽂아 6~7분간 채혈을 하며 뽑은 피 320mL로 작은 강아지 4마리를 살릴 수 있다. 동시에 수혈을 위해 비윤리적으로 사육되는 공혈견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혹시 우리 강아지도 도움을 받을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찾는 가족이 많다고 한다. 반려동물 헌혈에 대한 인식 정착을 위해 헌혈센터는 꾸준히 노력해왔고, 그 결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현정 센터장은 “우리 강아지가 평생 살면서 이렇게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가치 있는 경험”이라며 이를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서도 이렇게 서로서로 돕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스코트 덕구는 잘생긴 강아지 설악이를 형상화했다. 친구들을 위해 매년 강원도에서부터 헌혈을 하러 오는 꾸준함과 약 10분 동안 투정 부리지 않고 헌혈을 하는 의젓함에 마스코트 모델이 되었다. 설악이의 헌혈이 처음부터 순탄했던건 아니었다. 지금은 구조되었지만 도살장에서 산 경험 때문에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고 겁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진이 계속해서 따뜻한 손길을 내민 덕에 점차 편안해하기 시작했다. 강아지의 결심, 가족의 관심, 의료진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설악이 외에도 응급 헌혈을 위해서라면 한 걸음에 달려오는 강아지가 있다고 한다. 아픈 친구를 위해 늦은 시각 졸면서 달려 온 별꽃이부터,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한 대형견을 위해 나선 떠기, 풀리아, 제임스까지. 그야말로 강아지계의 ‘어벤져스’다. 최희재 책임수의사는 용감하고 의젓하게 헌혈 해주는 강아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KU아임도그너 헌혈센터는
헌혈 영웅이 가져올 따뜻한 동행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