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KUK UNIVERSITY MAGAZINE
VOL.163

KONKUK UNIVERSITY MAGAZINE VOL.163

샘 리처드

샘 리처드 교수

기획·취재 정동주 경영 21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외국인이 있다?” 한국이 가진 매력을 전 세계 학생들에게 전파하는 ‘한류 전도사’가 있다. 일방적인 설파가 아니다. 인종, 성별, 나이 상관없이 함께하는 참여형 강의로 한국이 가진 가치를 도출해낸다. 건국대와의 인연에 기반해 석좌교수로 부임한 샘 리처드 교수(문과대학 문화콘텐츠학과)를 만나 교육 방식부터 한국과 건국대를 향한 애정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참여형 강의를 선호하는 이유와 이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궁금합니다.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 또한 배양할 수 있어 이 방법을 선호합니다. 다른 문화에 대해 알려고 한다면, 그 문화의 사람과 만나 교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빠릅니다. 사회학자로서 이 부분을 알고 있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게끔 유도하고 있어요.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습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주제에 대해 서로 가진 다른 생각을 말해보고 공유하는 겁니다. 이때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의견을 들으면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방향 강의가 익숙한 한국에서 참여형 강의를 진행하시는 게 어렵진 않으셨나요?

동아시아 학생들이 다른 서양권 학생들보다 소극적일 거라는 편견이 있으나 사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한국에서 참여형 강의를 할 때는 제가 나서서 바로 직접적으로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몇몇 학생들이 손을 들기 시작하고 질문에 대답하려 합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비교적 참여도가 낮아 보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진행하는 강의가 참여형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의 초반부터 여러 번 알려주면 다릅니다. 이런 분위기만 형성되면 손을 높이 들거나 자발적으로 생각을 나누려는 학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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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중요한 강점은 ‘공동체 중심 성향’
세계문화 속에서 긍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한국에 큰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한류의 가장 중요한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공동체 중심 성향’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요? 한국인들은 무언가 생각하거나 행동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행동을 하거나 이런 말을 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매우 빠르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이 오히려 매우 독특한 문화적 종합체나 세계적 존재 방식을 창조한다고 봅니다. 음악, 드라마, 영화, 음식, 패션, 기술 또는 다른 형태로 세계에 한국을 보여줄 때 그것이 어떤 문화적 제품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 깊게 고민하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공동체 중심 성향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예견하시는 한국 대학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대학이 하나의 다문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을 고려해, 한국 대학들은 생존하기 위한 여러 방면을 고민할 것입니다. 그중 하나가 국제대학이라고 보는데요. 외국 학생 유치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함께하는 외국 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면 공동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적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문화 이해 교육을 늘리거나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끔 많은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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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건국대학교 학생들,
정확한 답을 찾는데 집중하기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생각하는 데 집중해 보길 당부

이번에 석좌교수로 부임하셨습니다. 건국대와 인연을 지속하고 계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국대가 걸어온 길 때문입니다. 시대의 어려움에 맞서는 도전의 정신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년 5월에 건국대에 처음 왔을 때 학교 박물관에 갔는데요. 그러면서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의 생애를 접했습니다. 건국대의 뿌리를 알게 되니 건국대 학생이 아닌데도 애교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저도 건국인이지만요.(웃음) 건국대의 역사를 천천히 읽어보며 ‘이곳이 내가 머물 곳이구나’하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동시에 건국대가 입학한 학생들,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저도 그 발전에 동참하고자 강연과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감사히 석좌교수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건국대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배움의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한 답을 찾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생각하는 데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건국대 학생들과 대화하다 보면 똑똑하다는 게 정말 잘 드러납니다. 자신의 앞에 놓인 문제나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에 능숙하지요. 그런데 이제는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답이 있다는 생각보단 반대로 정답이 없다고 가정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해보길 추천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건국대 학생들 모두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역량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많이 부딪혀보고 배움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