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KUK UNIVERSITY MAGAZINE VOL.163
김한결
영화 ‘파일럿’ 감독(영화학과 07)
코미디는 웃음이라는 공동관람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장르다
유쾌한 재미로 2024년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물리칠 영화 <파일럿>은 <가장 보통의 연애>로 보통 아닌 연출력을 선보인 김한결 감독의 복귀작이다. 김한결 감독은 2019년 10월 <가장 보통의 연애>로 데뷔해 평단과 관객들에게 모두 호평 받은 바 있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외연에 현실을 비트는 위트있는 연출력이 남녀노소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292만 관객을 기록해, 신인 감독으로서 괄목할 만한 데뷔에 성공했다.
요즘 영화 ‘파일럿’이 극장가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먼저 축하 인사 드립니다. 영화의 인기를 실감하시는지요? 소감도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반응이 궁금해서 매일 검색을 해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주신 사실에 무척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의논하며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영화라 걱정도 많았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이후로는 조금 편해진 마음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유쾌한 영화로 대중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코미디장르를 좋아하시는지요? 감독님만의 영화에 대한 철학이 있으시다면요?
딱히 장르를 정해놓고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데뷔작이 로맨틱코미디 장르이다 보니 로맨스물이나 코미디물로 기회나 제안이 많이 들어왔어요. 두 작품 모두 코미디이다보니 특별한 장르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참신하거나 적어도 최근 몇 년간 한국 관객들이 본 적이 없는 소재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말이 되는 이야기이냐?’ ‘인물이 이해가 가는 행동과 말을 하느냐?’를 기본으로 두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그것이 기본이 되어야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지고 결과물도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더라도 이야기하는 방식에 따라서 전파력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장르를 불문하고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은 영화를 시작한 이후로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건국대학교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을까요?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고 선생님들 못지않은 열정적이고 재능 있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타학교에 비해 많았던 워크샵 수업도 영화가 생소했던 제게는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함께 작업했던 많은 동문들이 현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까지 여러 가지로 자극과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 관계자분들 뿐만 아니라 방송과 광고 관련 선생님들께도 수업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러한 경험이 여러 가지로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건국대학교 학교 재학시절 기억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당시에는 대본을 작업하면 절대로 배우들이 애드립을 치지 못하게 했었습니다. 유일하게 애드립을 허용했던 것이 ‘구경’과 ‘술술’을 함께 작업했던 안재홍 배우였는데 재홍 배우가 현장에서 말없이 애드립을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웃겨서 핸드헬드 카메라를 들고 있던 지상빈 촬영감독이 카메라 NG를 낼 정도였는데 다시 테이크를 가도 도저히 그 느낌이 살지를 않아서 결국 화면이 흔들린 컷을 써서 영화를 완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경험 이후로 제 고집스러움이나 완고함이 좀 줄고 배우들이 혹시나 좋은 애드립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본인에게 건국대란 어떤 의미, 존재인가요? 현재의 위치로 성장하는 데 있어 건국대가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처음부터 영화가 하고 싶어서 영화과에 온 것이 아니었어요. 건국대학교에서의 생활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상당히 이상적인 대학 생활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에 와서 제 진로를 정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습니다. 아마 건국대학교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지 못했거나 재기발랄한 동문들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전에는 딱히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거나 영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진심으로 학교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 한 결
김한결 영화감독
건국대학교 영화과 연출전공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 예술전문사)
2009년 제30회 청룡영화제 단편부분 대상
2011년 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희극지왕부문 최우수작품상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 감독,각본
2024년 <파일럿>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