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박물관은 2022년 박물관 특별전시로 『명불허전』을 개최한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은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대대로 전해온 문화유산에도 적용되는 용어로 박물관에 소장된 명품 유물들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건국대학교 박물관에는 국보 및 보물, 지정 문화재 등 명불허전에 걸맞은 많은 소장품들이 있으나 전시 공간, 유물 보존 등의 이유로 진품을 직접 보기 어려웠다. 이번에 건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보물을 비롯한 명품 유물들을 공개 전시하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진면목을 살펴 그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9월 28일(수)부터 2023년 2월 28일(화)까지 진행되는데, 동국정운(국보), 율곡이이분재기(보물)을 비롯하여 박물관이 소장한 명품 유물 5점이 매달 1점씩 순차적으로 공개 전시된다.▶ 전란 속에 이루어진 선비들의 운치 있는 만남, 군산이우도 전시 전경
● 전란 중에 이루어진 선비들의 운치 있는 만남, 군산이우도(群山二友圖), 1596년
조선시대 문인 화가 양호(楊湖) 조영(趙嶸, 1572~1606)의 현존하는 유일한 그림이다. 조영은 조선 전기 문신인 조말생(趙末生)의 6대손이며, 그의 어머니는 신사임당의 맏딸 이매창(李梅窓)으로 조영 또한 외할머니, 어머니를 따라 그림과 글씨에 능했다. 이 그림은 임진왜란 중에 군산으로 피난을 갔던 조영이 김주(金輳, 1564~1636)를 만나 잠시 전쟁의 시름을 잊고 상호 교류하면서 우의를 쌓아가다가, 이별을 앞두고 아쉬움에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림 속 흰색 학창의를 입고 술잔을 건네는 선비가 조영이며 책을 보고 있는 선비가 김주로 생각된다. 조영은 군산 선유도를 배경으로 소나무와 대, 물과 돌을 영원한 우정을 기약하는 의미에서 그렸다. 김주는 군산이우도 서(序)를 통해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을 글로 남겼다. 권필 박경립 등 당시 문인들도 두 선비의 만남에 대해 글로 남겼으며 군산이우도는 첩으로 엮어 전해지고 있다. 전란 중에 만나 나이 출신지를 떠나 나눈 두 선비의 깊은 우정은 시대를 뛰어넘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 군산이우도, 조영 ▶ 군산이우도 서(序), 김주 ‘한 책상을 대하고 한 이불을 덮고 누워, 진심으로 대하고 다정하게 권면하였다. 속마음은 고검에 비길 수 있고,교분은 아교와 옻칠처럼 투합했었다.' (군산이우도 서 중에서, 김주)▶ 군산이우도 시(詩), 조영 ‘이 그림을 그린 까닭은 범순이 구천에서도 잊지 않은 우정을 영원히 기약하고자 함이요.' (군산이우도 시 중에서, 조영)
▶ 권필 박경립 등 당시 문인들이 군산이우도에 대해 남긴 제(題), 발(跋)▶ 전시연계 체험교육